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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활성 주제/희*통대이야기

통대이야기 l 통번역 대학원 졸업 후에는 어떤 일을 하게 될까?

by 시위엔🌰 2021.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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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통대를 졸업하면 무조건 통역사가 되어야 한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고도의 전문화된 통역기술을 연마하여 국제회의장 뒷편 부스 안에서 헤드셋을 끼고 통역하는 그런 통역사 말이죠. 하지만 통대 졸업생이라고 해서 통번역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통번역 경험을 바탕으로 비슷한 업무로 빠지거나 아예 메인 업무로 빠지는 방법을 선택하는 분들 또한 많거든요.

 

 

1. 프리랜서 통번역사

 

국제회의 동시통역, 사기업 소속 동시통역, 위스퍼링, 순차통역, 의전 등을 수행하는 통번역사를 의미합니다. 고소득 프리랜서에 속하죠. 하지만 통역 난이도가 높고, 주제도 다양하며, 충분한 통역 준비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스트레스가 매우 큽니다. 이밖에 영어권이 아닌 경우 상대국과의 관계, 글로벌 정세 등에 따라 통역 시장의 활황이 결정되는데 그 때문에 수입이 고르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메르스, 코로나19로 인해 인적교류가 줄어들어 각종 포럼과 국제행사가 취소되면서 통번역사들은 생계의 위협을 느꼈을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론적으로 봤을 때 상위 1%의 통역사들은 프리랜서 생활을 통해 가장 많은 부를 확보할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이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것.

 

번역만 할 경우에는 고소득 보장도 어렵습니다. 다른 언어는 모르니, 일단 중국어는 그렇다고 봅니다. 번역은 공급이 많아 가격이 낮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번역업의 생태를 이해하고 있는 의뢰인들이 적기 때문에 매번 급행 처리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번역만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낮은 요율을 감수하고 밤을 새가며, 그러니까 소위 '목숨을 팔아가며' 납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통역이나 강의를 병행하지 않고 번역만으로 살아가기는 너무 힘겨운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중국어는요. 언어별로 편차가 큽니다.

 

 

 

2. 대기업 소속 통번역사

 

대기업 소속 통역사는 주로 계약직으로 뽑지만 대우는 좋은 편입니다. 간혹 정직원으로 통역사를 뽑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삼성, 쿠팡, 하이브 등은 처우가 좋다는 얘기들을 심심찮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실력이 있어야 입사가 가능하고 동시통역 시수가 많아 업무 강도도 셉니다. 졸업 후 동시통역 스킬을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면 이들 회사에 열심히 준비해서 지원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단, 여기서 지칭하는 대기업은 한국계 기업에 한해서입니다. 중국 기업의 페이는 중소기업 수준이라고 들은 바 있습니다.

 

 

3. 정부 소속 통번역사

 

임기제 공무원, 계약직, 무기계약직으로 정부 소속으로 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임기제 공무원의 경우, 1~10년까지 연장될 수 있습니다. 정부 고위관료 통번역직 공무원에서부터 지방 실무협력을 위한 공무원까지 4~9급까지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무원이기 때문에 각종 성과급, 수당 등이 부여되며 정부 경력이 있으면 다른 부처로의 이직도 비교적 쉽게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다만 계약에 정함이 있어 최대 10년 이상 일하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육아휴직이 자유로운 등 여러가지 장점도 있다고 합니다.

 

중앙 및 지방협력 통번역을 지원하는 에디터직이나 연구직의 경우, 계약직으로 들어와 2년 근무 후 재계약 될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일 할 수 있습니다. 계약직, 무기계약직은 노동자이기 때문에 4대 보험에 가입하고, 노동자의 날 휴가가 부여됩니다. 승진, 성과급에서는 제외되고 호봉도 없지만 고용 후 2년이 지나면 정년때까지의 고용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정출연 연구원

 

KDI, KIEP, 조세연, 국토연 등 정출연(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으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추가적인 학위 취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통번역 말고도 다른 전공이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길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5. 공무원
 

석사 졸업 후에는 민경채 7급 응시가 가능하고, 석사 졸업 후 4년 경력이 쌓이면 민경채 5급 응시가 가능합니다. 이 루트로 공무원이 되는 방법도 있습니다.

 

 

6. 공공기관 직원
 

언어를 활용할 수 있는 공공기관에 입사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 관광공사, 한국 가스공사, 무역협회, 코트라, 산업은행, 해외건설협회 등 여러 공공기관 및 정부 산하기관 입사를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7. 국제기구 직원

 

영어권의 경우 공공기관에서의 통번역사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UN, IMF, WB, OECD, WTO 등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어권은 아어음..

 

 

 

 

 

생각나는 것 위주로 적어보았지만 이밖에도 여러 경로로 일하는 선후배님들이 많습니다. 통대 출신이 가장 유리한 점 뛰어난 언어실력을 기반으로 업무능력을 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계약직 업무가 많기는 하지만, 다른 일반직에 비해 이직이 쉽고 다양한 산업을 접해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통번역사라는 직업에 안주하지 않고 N잡러가 되어야 하는 세상에 와 있습니다. 통번역사는 앞으로 통번역 그 자체보다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동료 통역사들도 항상 나만의 +@를 고민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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