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활성 주제/희*통대이야기

통대이야기 l 내가 통대에 진학한 이유(feat. 취직)

by 시위엔🌰 2022. 2. 16.
728x90
반응형

 

 

 

나는 왜 통대에 들어갔나

 

저는 취업난으로

구직에 구직을 거듭하다가

대학원으로 방향을 전환한

케이스였습니다.

 

좋은 대학 한 번 가보겠다고

자퇴를 하고 다시 공부한 바람에

대학을 늦게 들어갔는데,

휴학까지 하고,

 

대기업 취준을 1.5년이나 하다보니

나이가 들어(여성 신입 적령기 초과)

중소기업 취직은 더 되지 않았고

그래서 각종 통역 아르바이트나 학원강사를

전전했습니다.

 

당시 학원가에서의

노동착취와 가렴주구(?)로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때 쯤

→ 이건 담에 또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명확한 어딘가에 소속되어

다시 구직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통대 입시학원에 들어서게 되었고

 

처음에는 너무 어려워서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학원비를 일단 냈으므로

한달만 다녀보자는 심정으로 다녔더랬지요.

 

근데 신기하게도

처음에는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던 일이

한 달이 지나니 조금은 할만해졌습니다.

 

통대에 대한 절박함은 조금 덜했지만

취직에 대한 절박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인 것 같습니다.

 

 

 

 

나는 통역사 못하겠구나

 

통대를 들어오고나서도 느꼈습니다.

나는 통역사 못하겠구나.

 

중국어 인터뷰가 안들릴 때

간단한 강의 동영상에 들리지 않는게 있을 때

프리랜서 통역사 썰을 교수님에게 들을 때

 

나의 적성에는 통역사가 맞지 않는다-

-고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일찌감치 취직을 하자

 

게다가 본연의 목적은 취업이었기에

통대 입학 초기부터

열심히 이력서를 넣었습니다.

 

확실히,

통대를 다니면서 이력서를 넣으니

중소기업 합격 확률은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직까지 멀리 봤을 때

통대 졸업장이 꼭 필요해보였습니다.

그래서 합격한 중소기업은 가지 않았습니다.

통대 졸업장과 바꾸기엔

리스크가 너무 컸거든요.

 

그러다 1학기가 끝나갈 때쯤

좋은 기회에 좋은 곳에 합격하게 되어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1년 계약직으로.

 

학교에 1년 휴학을 신청했고

교수님들도 좋은 기회라며

격려해주셨습니다.

 

 

 

 

통대 1학기를 마치고 통역직으로 입사
좌절과 절망 그 언저리

 

그래서 통대 1학기를 마치고

통역직으로 입사하게 됩니다.

 

중국어를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한 후

입시 생활 6개월

통대 4개월

 

통역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못한 상태에서

통역업을 실무로 하다니..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몹시 걱정이 되었습니다.

 

회사에 누가 되면 어쩌나

내 형편없는 실력이 탄로나면

퇴사를 해야하는걸까.

 

참 별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실제로 회의에 들어가면

분명 한국말인데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고

(업무 진척상황, 사업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 당연한건데도)

 

그럴때마다 매번 너무 불안했습니다.

자괴감도 많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처음으로 순차통역에 투입이 되었을때

그리고 회의가 어찌어찌 진행은 됐지만

스스로 통역이 망했다고 느꼈을 때

 

윗급 통역에 자신이 없어서

결국 프리랜서 통역사 초청해서

회의했을 때

 

양쪽 통역을 다 해줄 수 있냐고

중국측이 물어봐서

고민없이 해주겠다고 했다가

자료도 사전에 못받고

통역하다가 준비 못한 내용이 나와서

중국측이 답답한 나머지 한국어로 발언했을 때

 

문통 사실은 중국어 잘 못하는 것 아니냐는

상사의 장난어린 핀잔을 들었을 때에는

 

집에 돌아와 어머니께 울면서 퇴사하겠다고

얼마나 난리를 피웠는지 모릅니다.

 

그만큼 통대를 시작하자마자 휴학하고

투입된 실무는

저에게 크나큰 고통이었습니다.

 

 

 

 

성장통

 

하지만 그것은 고통임과 동시에

성장통이기도 했습니다.

자괴감과 열등감 속에 몸부림 치면서

녹음한 회의를 복습하고

 

자료를 바탕으로

발언할만한 내용을

한국어로 시뮬레이션을 돌려가며

녹음한 다음

그걸 바탕으로 다시 통역을 해보고..

 

회사 사람들과 자주 부대끼며

회사 상황도 곁눈질 하고

배경지식도 습득하고

 

그러는 1년동안 참 많이 배웠습니다.

 

통역하면서 여유까지 가지진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 더 하면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통대로 돌아오다

 

통대 복귀 후,

 

실무에서 일하다 온 학생에 대한

그리고 복학한 선배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학교에 돌아오게 됩니다.

 

뭔가 내가 잘해야할 것만 같은

부담감.

 

방학때를 이용해

통대 입시학원에 다시 등록로 해봤습니다.

다만 현직 통대생(?)이라는 점은

비밀로 합니다.

그냥 통역에 관심이 있어서요

라니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작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한 분야의 특정 사업군에 대한

통역만 했기때문에

 

전반적인 영역을 다루는 통대입시 수업에서조차

달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합니다.

 

제 실력은 여전히 하찮기 그지없었습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

 

학교에 복귀한 이후에는

그동안 키워온

눈치빨코치빨로

모르는 부분은 소설을 써서 커버를 쳐봤습니다.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가끔 눈치 못채실 때도 있어 보입니다.

 

회사에서 통역하면서 배운건

모를 때 어물쩍 넘어가는 방법이랄까,

꽤 유용했습니다.

 

물론 안그러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그런 경험을 늘어가면서

통역도 자연스레 느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입사

 

한학기가 지나고 난 겨울방학

저는 다시 입사지원을 하여 합격하게 되고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휴학은 안된다고 하여

일단 등록금을 내고

가능한 한 방법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결국 사측과 학교의 배려로

그리고 가지고 있는 휴가와 병가를

몽땅 수업시수에 할애하고

유연근무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회사와 학교를 병행했습니다.

 

전체 강의는 못듣더라도

순차통역으로 졸업은 할 수 있도록

순차 강의에 모든 시수를 배분했습니다.

 

그래서 1년을 날림 대학원생으로 다니다가

우여곡절 끝에 졸업시험을 패스하고

지금은 평범한 통역직 회사원이 되었습니다.

 

 

 

맺는말

 

물론 통대생 중에서는

당장이 힘드니

졸업 후로 모든 것을

미루려는 분들이 대부분일겁니다.

 

하지만 제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기회는 내가 준비되어 있을 때에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기회는 내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옵니다.

나는 그 기회에 자격이 없다고 생각될 때

그 때 그 기회를 잡아야합니다.

 

내가 준비가 되었을 때

그 기회가 다시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통대 생활하면서도

공부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항상 세상에 귀와 마음을 열기 바랍니다.

기회를 탐색하고 도전하길 바랍니다.

 

그 때 얻은 기회로 인해

당신의 삶이 달라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